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원인 궁금증
어제(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한 포스팅을 하기에 앞서, 희생자들의 영면을 빌면서 애도와 위로의 마음을 유족들께 드립니다.
제주항공 항공기 사고로 인해 탑승자 181명 중 2명을 제외한 179명이 사망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접한 뒤 안타까움과 함께 적잖은 의문을 갖게 되었습니다. TV로 상황을 지켜보신 많은 분들도 그러셨을 겁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몇개월이 걸리더라도 결국 밝혀지겠지요. 사고 현장에서 2개의 블랙박스, 즉 비행자료기록장치(FDR)와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VR)가 수거됐으니 이들 장치를 바탕으로 조사가 이뤄질 겁니다. CVR은 온전한 상태로, FDR은 약간 훼손된 채로 발견됐다고 합니다.
사고 상황 및 원인과 관련해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는 사항들을 모아봤습니다.
-1차 착륙에 실패한 뒤 조종사가 관제탑에 조난신호인 '메이데이'를 요청하기까지 2분밖에 안 걸렸다는데, 어떤 급박한 사정이 있었을까.
-랜딩기어가 내려왔더라면 감속할 수 있었을텐데, 수동으로라도 랜딩기어를 내릴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걸까.
-수동으로 랜딩기어를 내리지 못한 것은 기내에 스모크(연기)가 들어와서 그런 것은 아닐까.
-비행 도중 오른쪽 엔진에서 화염이 관찰됐는데, 엔진 2개가 모두 고장났을까.
-버드 스트라이크(새떼와의 충돌)로 엔진이 고장났다면, 이것이 랜딩기어를 내리는 데도 영향을 미쳤을까.
-버드스트라이크가 1차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해도 애초부터 기체 결함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활주로 초입부터 비행기가 내려앉았다면 희생자를 줄일 수 있었을텐데 활주로 중간부터 내려앉은 데는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을까
-비행기가 부딪힌 콘크리트 둔덕은 왜 세워놓은 것일까. 그것이 없었다면 피해가 그렇게 크지 않았을텐데
-사고난 여객기가 사고 발생 직전 이틀동안 13차례나 운항을 했다는데, 그것이 기체 고장을 일으킬만한 무리한 운항은 아니었나 등의 궁금증입니다.
일각에서 제기한 다음과 같은 의문점은 다소 해소됐습니다.
-착륙하기 전에 연료(항공유)를 왜 버리지 못했나. 버렸더라면 저렇게 큰 폭발로 이어지지 않았을텐데 하는 의문
=> 해당 기종(보잉737)은 제작 때부터 상공에서 연료를 임의로 버릴 수 있는 '연료 방출'기능이 없다고 합니다. 이에따라 비상시에는 계속 선회하면서 연료를 소모한 뒤 비상착륙을 시도해야 하지만, 이번 사고에서는 그럴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왜 영화에서처럼 해상착륙이 가능하지 않았느냐는 문제 제기
=> "바다 위는 일반인들의 예상과 달리 추락할 경우 돌동이에 부딪히는 것과 같은 충격을 받아 아주 위험하다" 는 전문가의 지적이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기장이 실수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조심스레 추정합니다. 기장 한모(45) 씨는 6823시간의 비행 경력이 있는 베테랑인데다, 기장들이 갖고 있는 기본적인 사명감과 책임감을 믿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