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교체 vs 정권 재창출
조선일보 조사 결과 여권 후보가 당선돼 정권을 재창출해야 한다는 응답이 45%로, 정권 교체를 위해 야권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44%)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한국갤럽 조사 결과 "현 정권 유지를 위해 여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고 답한 사람은 40%로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응답 50%에 비해 크게 뒤졌다.
한쪽(조선일보)은 정권재창출 여론이 정권 교체보다 1% 포인트 앞선다고 하고, 다른 한쪽(한국갤럽)은 정권 재창출 여론이 정권 교체 여론보다 10% 포인트 뒤진다고 그 차이는 11% 포인트에 달한다.
탄핵 인용 vs 탄핵 기각
조선일보 조사 결과 응답자의 54%가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해 대통령을 파면해야 한다고, 42%는 탄핵을 기각하고 대통령을 직무에 복귀시켜야 한다고 답했다.
한국갤럽 조사 결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59%, “반대한다”는 36%였다.
한쪽(조선일보)은 탄핵 찬성과 반대의 차이가 12% 포인트이고, 다른 한쪽(한국갤럽)은 탄핵 찬성과 반대의 차이가 23% 포인트에 달한다.
◆양쪽 여론조사의 시사점
나는 개인적으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를 신뢰한다. 한국갤럽이 신뢰성 있는 조사방식 등을 토대로 권위를 인정받는 여론조사 기관인데다, 최근 들어서는 매주 정기적인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조선일보의 의뢰를 받은 케이스탯리서치의 여론조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인가. 꼭 그렇다는 얘기는 아니다.
(1)
하지만 자체 조사를 실시한 한국갤럽은 중립적인 여론조사 기관인 반면, 여론조사를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한 조선일보는 윤 대통령 측을 두둔하는 숱한 기사를 써왔고 내란을 동조한다는 비판( '언론탄압 저지와 언론개혁을 위한 비상시국회의'가 지난 7일 밤 발표한 '‘언론계의 내란 수괴’ <조선일보>도 탄핵 대상이다' 란 제목의 성명 참조)을 받아왔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의뢰자의 정치적 성향이 실제 여론조사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지만, 전혀 미치지 않는다고는 장담할 수 없다.
(2)
또 한국갤럽의 조사 시기에는 탄핵심판 변론기일 이틀(21일, 23일)이 포함돼 있고, 조선일보가 의뢰한 조사 시기에는 탄핵심판 변론기일이 하루(21일) 포함돼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23일 4차 변론기일에는 윤 대통령 측 변호인과 김용현 전 국방장관의 "계몽령" "의원 아닌 요원" 등의 말장난이 있었는데, 23일은 한국갤럽의 조사 시기에만 포함돼 있다. 윤 대통령 측의 책임 회피성 발언과 사전에 맞을 맞춘 듯한 증언에 실망한 국민들이 늘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3)
이와함께 두 여론조사 결과 간에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것에 대해 무엇보다 표본의 적정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정당 지지도에 대한 서울지역 조사 결과를 한번 살펴보자.


조선일보 조사는 국민의힘 43% 민주당 36%로 나왔다.
반면 한국갤럽 조사는 국민의힘 35% 민주당 39%로 나왔다.
차이가 심해도 너무 심하다. 한국갤럽의 조사가 신뢰성이 높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 조선일보 조사에서 '보수 과표집'이 이뤄지지 않았는지 의구심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