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정신적 내전' 지휘자"
"尹, 국가를 '정신적 내전'으로 이끌어"
"국격 하락, 국민 고통 아랑곳 없어"
이석연 전 법제처장 인터뷰서 밝혀
메신저는 국힘 의원들과 변호인들
전광훈 목사 등은 내전 세력 규합
서부지법 폭동 이어 헌재 공격 시사
명령 따른 軍간부는 패가망신 위기
尹, 자신만 살려고 "지시 안 했다"
"비겁하고 졸렬" "또다른 망상" 비난
"국격이 추락하든 말든 국민들을 편가르기 해서, 극렬 지지자들을 부추겨서 우리 국가를 정신적인 내전 상태로 이끌어가고 있어요."
우리나라 1호 헌법연구관이자 이명박 정부에서 법제처장을 지낸 이석연 변호사가 최근 jtbc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지칭해 한 말이다. 적확한 분석이다.
이 변호사의 말대로 온 나라가 '정신적 내전' 상태인 것도, 그런 사태를 이끌어온 사람이 윤 대통령인 것도 맞다.
윤 대통령이 위헌 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두 달여가 지난 지금, '내전' 상태가 지속되는 데 대한 가장 큰 책임은 윤 대통령에게 있다.
과연, 윤 대통령은 '내전'의 지휘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남동 관저에 있을 때도, 구속수감 후 옥중에서 있을 때도 기회 있을 때마다 국민을 갈라치기 하고 극렬 지지자를 규합하기 위한 메시지를 보냈다.
윤 대통령의 메시지를 충실히 전달하는 역할은 국민의힘 의원들과 변호인들이 맡았다. 내전 확산을 위한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권영세, 권성동, 나경원, 김민전, 윤상현, 김기현, 추경호 등 국민의힘 의원 10여 명이 세차례로 나눠 옥중의 윤 대통령을 면회한 뒤 윤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김기현 의원은 2월 10일 면회를 마치고 "청년들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의식을 강하게 갖고 있다는 소식을 들어 다행"이라는 윤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서울서부지법 습격에 적극 가담한 20~30대 남성들을 떠올렸을까.
내전 확산을 위한 세 규합의 역할은 전광훈 목사 등 일부 종교 지도자들과 극우 유튜버들이 맡았다. 전 목사는 서울서부지법 폭동이 일어나기 전 집회 참가자들에게 "서울서부지법 주소 한번 띄워주세요. 우리는 빨리 그쪽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국민저항권이 헌법 위 권위를 갖고 있어요" 등의 말로 군중을 선동했다. 윤상현 등 국민의힘 상당수 의원들은 전 목사의 집회에 수차례 참석해 지지자 선동에 불쏘시개 역할도 해왔다.
선동 메시지에 고무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언어 폭력, 나아가 물리적 폭력을 행사했다.
2월 8일 대구에서 열린 집회에서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문형배를 밟아! 이미선을 밟아!"라고 외치며 폭력을 선동하는 구호를 사용했다. 이날 집회에는 윤재옥, 권영진 등 대구경북 지역 국회의원들도 참가했다.
전한길 한국사 강사도 이 집회에서 헌재 재판관들을 공격하는 발언을 했다. 전 씨는 오랜 세월 역사를가르쳐왔으면서도 자신이 역사에 죄를 짓고 있다는 사실을 모를까. 매우 궁금하다.
1월 19일 발생한 서울서부지법 습격 폭동 사건은 '정신적인 내전'을 뛰어넘어 유형력을 행사하는 내전을 획책한 사건이다. 이 폭동에 적극 가담한 것으로 드러난 63명 중 62명이 구속기소, 1명이 불구속기소된 것으로 집계됐다.(2월 10일 수치)
현재 온라인 상에 헌법재판소 건물의 도면과 헌재에 접근하는 경로, 폭력 난입을 모의하는 글 등이 올라와 있는 것은 향후 '헌재 습격'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철저한 조사와 사태 재발 방지가 필요하다.
한 30대 남성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헌법재판소를 불태우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가 2월 8일 경찰에 체포됐다.
윤 대통령은 극렬 지지자들을 부추겨 '정신적 내전'을 이끌고 폭동을 부추기면 자신의 혐의(내란 우두머리)를 벗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걸까. 국격이 추락하고 국민의 고통이 길어지는 것은 안중에 없다.
친위 쿠데타가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 망상이었듯, 자신의 죄를 감출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또한 망상이다.
윤 대통령은 자신의 명령을 거부(항명) 하지 못한 탓에 패가망신 위기에 있는 군(軍)간부들에게 "지시한 적 없다"는 말만 되풀이해왔다. 인간이라면 해서는 안 될 짓이다. 비겁하고 졸렬하다. '나쁜 대통령'으로 모자라 '나쁜 인간'의 면모를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
윤 대통령에게는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보다는 '자리가 사람을 보여준다'는 말이 더 잘 들어 맞는다. 국민이 그에게 '완장'을 채워줬더니 그의 사람됨, 그의 본성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애초부터 그 정도밖에 안되는 인간이었다"는 말이 나온다.
법관들은 정해진 형량 내에서 중형을 선고할 때 "반성하지 않아 죄질이 나쁘다" "개전의 정이 없다"는 것을 사유로 든다.
윤 대통령이 그동안 보여준 행태를 떠올리게 한다. 이에 비춰보면 탄핵심판(파면)이든 형사재판(내란 우두머리)이든 무거운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은 자명해 보인다.
이석연 변호사는 인터뷰 말미에 이렇게 말했다.
"지금이라도 이러한 사태를 초래한 데 대한 모든 책임을 지시고 물러나주십시오. 이것이 대다수 국민의 뜻입니다. 당신이 만든 미래가 우리 역사가 되어서는 아니되기 때문입니다. "
그러나 윤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날 사람인가.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 내란이 하루 빨리 완전 진압되기를 바란다. 더 바란다면 윤 대통령이 파면된 후 '내란동조 정당' 국민의힘이 재집권하는 일만은 없었으면 좋겠다. 국민의힘 후보가 차기 대통령이 되는 '최악'의 사태는 피해야 한다.
윤 대통령이 내란죄를 저지르는 것을 온 국민과 세계가 지켜봤는데도, 이를 못 본 척한 사람들이 국민의힘의 대다수 의원들이다. 오히려 내란 행위를 두둔하고 비호했다. 그들의 '내란 동조'는 과거완료형이 아닌 현재진행형이다.
국가와 국민은 안중에 없고 당리당략만 추구하는 국민의힘이 또다시 대통령을 배출하면 우리의 미래, 우리의 역사가 어디로 흘러갈지 모른다. 그것이 두려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