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국회의원 끌어내"
"계엄 해제돼도 2번, 3번 계엄령 선포하면 돼"
새로 밝혀진 尹 발언에 또다른 충격
5.18때 전두환도 인정하지 않은 '발포명령자'
이번 계엄 때 이렇게 명확한 증언 나올 줄은...
윤석열 대통령이 12·3계엄선포를 전후해 어떻게 행동했는지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의 '내란죄' 주요 혐의 내용은 그동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방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정보위원회 등에 출석한 군·경 관계자들의 증언과 수사기관의 수사상황 보도를 통해 알려진 바 있습니다.
그런데,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가 27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기소하면서 작성한 공소장에는 그동안 밝혀지지 않은 윤 대통령의 놀랄만한 발언들이 적시돼 있습니다.
윤 대통령, 비상계엄 직후 현장을 지휘하던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에게 전화로
- "아직도 못 못들어갔어? 본회의장으로 가서 4명이 1명 씩 들쳐업고 나오라 해.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고 지시
윤 대통령, 포고령 발령 무렵부터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수차례 전화로
"국회에 들어가려는 국회의원들 다 체포해. 국회의원들 다 포고령 위반이야"라고 지시
윤 대통령, 계엄해제 요구안이 가결된 4일 오전 1시3분 이후에는 이진우 사령관에게
"(계엄이) 해제됐다고 하더라도 내가 2번, 3번 계엄령을 선포하면 되는 거니까 계속 진행해"라고 지시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계엄 해제돼도 2번, 3번 계엄령을 선포하면 되니까..."
이런 얘기는 그동안 보도되지 않은 처음 나온 내용입니다.
검찰은 "군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를 무력화한 뒤 별도의 비상 입법기구를 창설하려는 의도도 확인했다"고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애초부터 국회를 해산시킬 목적이었던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특히 윤 대통령이 '발포명령자'라는 증언이 나온 사실이 주목됩니다. 발포가 실제로 이뤄졌다면 얼마나 끔찍한 상황이 전개됐을지 생각만 해도 몸서리가 처집니다. 무고한 시민들에 대한 '발포명령'이 얼마나 반인륜적이고 엄중한 범죄인가는, 광주를 피로 물들인 1980년 5월 전두환마저도 끝까지 인정하지 않으려 했던 데서 엿볼 수 있습니다.
검찰은 또 계엄사태에 총 4749명의 군·경이 동원된 것으로 봤습니다. 윤 대통령이 밝힌 '실무장하지 않은 300명 미만'과는 거리가 멉니다.
돌이켜 보면, 윤 대통령이 계엄을 해제(12월4일)한 이후에 발표한 3차례(12월 7일, 12일, 14일)의 대국민담화에서 주장한 내용들이 상당 부분 새빨간 거짓말이었음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세인들이 어째서 윤 대통령을 '입벌구(입만 벌리면 구라)'라고 지칭하는 지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대국민담화문 내용을 뽑아봅니다.
12월 7일 담화문
"저는 이번 계엄선포와 관련하여 법적 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습니다. 국민여러분 또다시 계엄이 발동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만 분명하게 말씀드립니다. 제2의 계엄과 같은 일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12월 12일 담화문
"애당초 저는 국방장관에게, 과거의 계엄과는 달리 계엄의 형식을 빌려 작금의 위기 상황을 국민들께 알리고 호소하는 비상조치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질서 유지에 필요한 소수의 병력만 투입하고, 실무장은 하지 말고,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이 있으면 바로 병력을 철수시킬 것이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이 있자 국방부 청사에 있던 국방장관을 제 사무실로 오게 하여 즉각적인 병력 철수를 지시하였습니다.(중략) 소규모이지만 병력을 국회에 투입한 이유도 거대 야당의 망국적 행태를 상징적으로 알리고,계엄 선포 방송을 본 국회 관계자와 시민들이 대거 몰릴 것을 대비하여 질서 유지를 하기 위한 것이지,국회를 해산시키거나 기능을 마비시키려는 것이 아님은 자명합니다. 300명 미만의 실무장하지 않은 병력으로 그 넓디넓은 국회 공간을 상당 기간 장악할 수 없는 것입니다.(중략) 병력 투입도 11시 30분에서 12시 조금 넘어서 이루어졌으며, 1시 조금 넘어 국회의 계엄 해제 결의가 있자 즉각 군 철수를 지시하였습니다. (중략) 불가피한 비상조치를 했지만,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사고 방지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였고,(중략) 도대체 2시간 짜리 내란이라는 것이 있습니까? 질서 유지를 위해 소수의 병력을 잠시 투입한 것이 폭동이란 말입니까?"
윤 대통령을 돕고 있는 석동현 변호사는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자청, '국회의원을 체포하라 끌어내라고 한 적 없다.' '체포의 '체’자도 꺼낸 적이 없다'는 윤 대통령의 발언을 전한 바 있습니다. 이 말도 물론 거짓이죠.
앞서 법적 정치적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윤 대통령의 담화내용도 소환 불응, 탄핵심판 서류 수령 거부 등으로 '허언'이 된지 이미 오래됩니다.
김용태(마태오) 신부(천주교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는 지난 9일 대전 대흥동성당에서 열린 시국미사에서 요한묵시록의 성경 구절을 설명하면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건을 '사악한 용산 이무기의 지랄X광'이라는 취지로 강론을 했습니다.
거짓말도 정도껏 해야지,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끝도 없이 해온 윤 대통령의 '끝'은 어떻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