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팩트 체크 - 국민의힘 지지율, 계엄 전보다 10% 올랐다?

J.J.(제이제이) 2025. 1. 17.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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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출처 : 중앙일보

 
 
한국갤럽조사연구소의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최근 수개월만에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을 앞서는 것으로 조사되면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전국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이 39%로 민주당 지지율 36%에 비해 오차범위내에서 앞섰다.
이는 같은 조사기관이 지난해 12월 17~19일 조사했을 당시 국민의힘 24%, 민주당 48%의 지지율이 나온 것에 비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한달이 채 안되는 사이에 국민의힘 지지율은 15% 포인트가 올랐고, 민주당은 12% 포인트가 빠졌다.
 
그렇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위헌 위법한 비상계엄 조치가 있기 전의 조사 결과를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역시 한국갤럽이 지난해 11월 5~7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29%로 더불어민주당의 36%에 비해 크게 뒤졌다. 그런데 계엄 선포 후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이달 중순 조사 결과 국민의힘은 39%로 계엄 전에 비해 10%포인트 올랐다. 반면 민주당은 36%에서 변화가 없다.
 
계엄 이후에 국민의힘이 무얼 잘했길래 계엄 전 지지율에 비해 10% 포인트나 오른 것일까. 특별히 잘한 것이 눈에 띄지 않을 뿐 아니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고 있는 윤 대통령을 비호하거나 두둔하는 행동으로 오히려 국민에게 미운털이 더 박혔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이 잘한 것이 아니라 민주당의 강공 모드에 대한 부정적 인식, 보수층의 결집, 반(反)이재명 정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구석이 많다. 우선, 민주당이 내란으로 인한 혼란사태를 적극 수습하려고 노력하는 것에 대해 '강공 모드'라는 프레임을 씌워 부정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시각인가. 이런 혼란 상황을 적극적으로 그리고 주도적으로 수습하는 정치세력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보수층의 결집이라는 것도 참 애매한 분석이다. 진정한 보수가 지키려는 가치는 국민의힘 김상욱 의원의 말처럼 헌정질서와 법치주의인데, 헌정질서를 파괴한 윤 대통령과 그를 비호하는 국민의힘을 예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반이재명 정서가 있다는 것은 현실이다. 조선일보를 필두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결사적으로 막으려는 언론들이 상당한 여론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본다. 
 
그렇다 하더라도 비상계엄 후 국민의힘 지지율이 계엄 전에 비해 10% 포인트(29%=>39%)나 올랐다는 것은 표본집단의 왜곡현상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반이재명' 여론몰이가 어디 한두해에 이뤄진 일인가.
 
돌이켜 보면, 유력 언론의 여론몰이라는 것이 항상 옳았던 것은 아니다. 지난 대선 때 조선일보 등 유력언론들이 윤석열 후보를 띄우기 위해 얼마나 애를 썼던가를 보면 단적으로 알 수 있다.  윤 후보가 대선 토론 등에서 국정 운영 책임자가 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식견을 보여준 것은 물론, 손에 '王(왕)'자를 그려넣은 비상식적인 행동을 했을 때 많은 사람은 그의 됨됨이를 알아봤다.
유력 언론들도 그의  인물됨을 못 알아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를 띄우는 여론몰이에 바빴고, 그가 대통령으로 취임한 후에는 '윤비어천가'를 방불케 하는 낯간지러운 기사들을 생산해냈다.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기도 할 것이다. 진지한 성찰을 촉구하는 바이다.
 
유력 언론들은 이재명 대표에 대해서는 '당신은 안된다'는 답을 정해놓고 각종 나쁜 프레임을 씌우는 데 급급했다. 반이재명 정서를 조장하는 데는 윤 대통령의 '친정'인 검찰의 무리한 권한 행사도 한몫 했고, 극우 유튜버들의 가짜 뉴스 확대재생산도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고 본다. 
 
이재명 대표가 안고  있는 '사법리스크'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재판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해야 할 것이다.
다만, 유시민 작가의 말처럼 이재명 대표가  '사법피해자'라는 점에 일정 부분 동의한다. 이 대표는 검찰이 '맘먹고 털려고' 한 최우선 대상이다.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경우와 비교해보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김 여사는 각종 비위 의혹에서 검찰의 칼을 피했다. 검찰이 이 대표를 털었듯이 김 여사를 털었다면 어찌 됐을까.
검찰의 수사 의지에 따라 '만인이 법 앞에 평등하지 않은' 경우가 생길 수 있음을 상기시키는 대목이다. 이 명제는 재판에서는 물론, 수사 단계에서부터 적용돼야 한다.

 
차제에 '2찍'(지난 대선 때 기호 2번 윤석열 후보를 찍은 사람)들의 태도를 짚어볼 필요가 있겠다.
지난해 12월 3일밤 충격적인 비상계엄이 선포된 후 윤 대통령이 보여준 비상식적인 태도를 보면서 2찍들은 크게 후회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11%까지 떨어지고 국민의힘 지지율이 24%까지 추락한 것을 보면 그렇게 추정할 수 있다.
그런데 국민의힘 지지율이 이번에 39%(한국갤럽 조사의 경우)까지 올랐다는 것은 2찍 성향의 유권자들이 다시 과거로 회귀했다고 볼 수 있다.  윤
대통령을 찍은 자신의 손을 탓하며 반성하는 듯하던 2찍들이 흔들리는 갈대처럼 줏대 없는 표심을 보여준 것이다. '깨어 있는' 표심이 무척 아쉬운 상황이다.
국민이 정신 차리지 않으면 윤석열 같은 지도자를 또 만날 수 있다는 경각심이 든다. 아찔하지 않은가.

 
참고로 한국갤럽조사의 지역별 정당 지지율 변화를 보자.
다음에 열거하는 수치는 2024년 11월 5~7일, 2024년 12월17~19일, 2025년 1월 14~16일 조사 순이다.
 
서울
국민의힘 25% - 21% - 42%
민주당 38% - 46% - 35%
 
인천 경기
국민의힘 27% - 21% - 36%
민주당 40% - 52% - 39%
 
지난 14~16일 조사에서는 서울은 국민의힘이 42%로 민주당 35%를 훨씬 앞서면서 역전했지만, 인천 경기는 국민의힘이 36%로 민주당 39%에 비해 여전히 열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적 정서가 비슷한 양 지역이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것도 표심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도권 외 지역 조사 결과 추이는 다음과 같다.
 
대구경북
국민의힘 42% - 33% - 58%
민주당 24% - 27% - 15%
 
부산 울산 경남
국민의힘 39% - 36% - 47%
민주당 23% - 38% - 30%
 
광주전라
국민의힘 7% - 10% - 10%
민주당 52% - 74% - 65%
 
대전 세종 충청
국민의힘 32% - 26% - 38%
민주당 34% - 47% - 35%
 
한편 지난 14~16일 조사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해 응답자 57%가 찬성, 36%가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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