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 자신의 증언과 관련한 공격을 아직도 전방위적으로 받고 있다.
공격의 주체는 아시다시피 조태용 국정원장, 윤석열 대통령 측 변호인, 국민의힘 의원 등이다.
홍 전 차장에 대한 공격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CCTV 영상 추가 공개와 CCTV 시스템 시간대 오류 여부 점검이 필요하다.
우선 자료 공개이다. 계엄 직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3차례, 윤 대통령과 1차례 통화한 홍 전 차장의 동선 전체에 대한 CCTV 공개가 필요하다. 그동안 홍 전 차장의 증언에 트집을 잡은 쪽이 공개한 CCTV는 국정원 본청에 국한됐을 뿐, 국정원장 공관(관저)에 대한 CCTV는 없었다. 윤 대통령과의 통화, 여 전 사령관과의 3차례 통화 중 1차례는 공관 안팎에서 했다는 게 홍 전 차장의 주장이다. 따라서 공관 CCTV를 공개하지 않고 홍 전 차장의 말이 맞다 틀리다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또한 국정원 CCTV 시스템의 시간대가 잘못 설정돼 있는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홍 전 차장은 휴대폰 기록을 근거로 시간대를 공개했는데, 같은 시간대의 국정원 CCTV는 다른 장면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홍장원 동선 및 전화 통화 재구성
앞서 언급한 것처럼 홍 전 차장은 지난해 12월 3일 계엄선포 직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3차례, 윤 대통령과 1차례 통화했다고 한다. 그는 18일 채널A에 출연해 이처럼 구체적으로 밝혔다.
홍 전 차장의 발언을 토대로 시간대별로 당시 상황을 재구성해본다.
22시46분 여 전 사령관과 첫 통화 ( 1분 3초간 본청 집무실)
-이 전화는 홍 전 차장이 먼저 걸었다.
-국정원도 알지 못했던 비상계엄의 배경과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이 전화를 하기에 앞서 홍 전 차장은 국방부 차관, 국정원 2차장과 3차장에게도 전화를 걸어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
-연결된 여 전 사령관 "저희도 몰랐습니다.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하고 있습니다.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는 뉘앙스)"
홍 전 차장은 조태용 국정원장에게 보고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조 원장 공관으로 이동했다. 조태용 국정원장은 당시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었는데, 홍 전 차장을 비롯한 국정원 간부들도 이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공관 비서실에 물으니 “(조 원장이)외부에 나가셨다”는 답이 돌아왔다.
홍 전 차장은 이에 원장 비서관에게 운전기사, 수행비서에게 연결해보라고 지시를 했는데, 때마침 윤 대통령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고 한다.
22시53분 보안폰에 '대통령님'이라는 발신지가 떠서 전화를 받았다. (1분24초간 국정원장 공관 내부)
"이번 기회에 다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해. 방첩사를 무조건 도와. 예산이면 예산, 인력이면 인력..."이라는 윤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것은 이 때였다.
홍 전 차장은 이 전화를 공관 내 복도에서 받았는데, 대기실 안에 비서실 직원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들이 봤을 것이라고 짚었다. 자신이 대통령과 전화하는 모습을 본 목격자가 있다는 뜻이다.
홍 전 차장은 큰 사항이 발생했구나 생각하면서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임을 직감했다.
22시58분에 공관을 나가면서 여 전 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었다.(48초간 공관 앞 공터)
윤 대통령으로부터 '방첩사를 지원하라'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에 어떻게 도와야 할지를 물어봐야 했다.
홍 : "어떻게 된거야. V(윤 대통령을 지칭)에게서 전화를 받았어. 방첩사를지원해주래"
이렇게 말하자 여 전 사령관은 신뢰가 회복됐는지 답변했다.
여 : "경찰과 협조해서 국회를 봉쇄하고 있습니다. 선배님, 이걸 도와주십시오..체포조가 나갔는데 소재 파악이 안됩니다. 위치파악을 해주세요."
그러면서 여 전 사령관은 체포 대상자 명단을 불러주겠다고 했다.
어두운 공관 공터에 있던 홍 전 차장은 주머니에서 펜과 메모지를 꺼내 적으려다가 여 전 사령관과 개인폰(일반폰)으로 전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홍 : "안되겠다. 이 전화는 보안폰이 아니잖아. 보안폰으로 하자"
여 전 사령관과의 2차 통화는 여기서 끊긴다.
홍 전 차장은 보안폰에서 방첩사령관을 검색했으나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사무실로 가서 조치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차량으로 3분 거리에 있는 본청 집무실로 이동한다.
보좌관에게 보안폰으로 방첩사령관을 어떻게 연결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보좌관은 "(입력이 안돼 있으니)연결할 수 없다"고 했다.
홍 전 차장은 어쩔 수 없이 집무실에 들어가자마자 앉지도 못한 상태로 기존의 개인폰을 꺼내 다시 여 전 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었다.
23시 06분 여 전 사령관에게 전화가 연결됐다.(2분47초간 본청 집무실)
홍 : "보안폰으로 안되니 사람을 보내라. 명단이든 뭐든 문서로."
여 : 시간이 없습니다. 그냥 불러드릴게요."
홍 전 차장은 전화를 든 상태에서 급하게 메모지를 꺼내서 여 전 사령관이 불러주는 명단을 받아 적었다.
적다가 "미친 X이로구나" 하면서 도중에 중단한 것이 이 때다.
홍 전 차장과 여 전 사령관의 3차례 통화 중 두번째 통화(22시58분)는 그동안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홍 전 차장은 "헌재 증언 등에서 22시58분 통화가 간과된 측면이 있고, 나 자신도 22시 58분과 23시06분 통화를 혼동해서 진술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홍 전 차장 흠집내기 주장의 문제점
국정원장 공관 CCTV 공개해야
지난 13일 탄핵심판 7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한 조태용 원장의 증언, 이후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실이 확보한 '국정원 청사 내 CCTV를 통해 확인한 홍 전 차장 출입 기록' 등은 공통적인 문제점을 갖고 있다.
본청 CCTV만을 갖고 분석한 것이고, 국정원장 공관 CCTV는 분석하지 않았는 점이다. 박수영 의원실의 자료 역시 '홍 전 차장이 12월 3일 오후 10시43분쯤 국정원 본청 건물 밖으로 이동한 뒤, 2분 후 국정원장 공관 진입로를 통과했고, 그로부터 11분 뒤인 오후 10시 56분 쯤 원장 공관 진입로를 통과해 본청으로 향했고, 2분 뒤인 오후 10시 58분쯤 국정원 본청 건물 내부로 이동했다'고 분석하면서도 홍 전 차장의 공관에서의 활동을 언급하지 않았다. 부정확한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따라서, 홍 전 차장이 윤 대통령과의 통화, 여 전 사령관과의 3차례 중 한차례의 통화를 국정원장 공관 내부와 공터에서 했기 때문에 공관 CCTV 분석은 필수적이다.
홍 전 차장이 "내 전체 동선을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홍 전 차장은 채널A에 출연해서도 " 조 원장이 CCTV문제를 먼저 제기 했고, 헌재 요청시 국정원이 CCTV를 공개하겠다고 하는데, 보다 정확한 사실 규명을 위해서는 22시58분 공관 공터 CCTV 장면을 반드시 포함해서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정원 CCTV 시간대 설정 오류 여부 점검해야
차제에 국정원 CCTV 시스템의 시간대가 잘못 설정돼 있는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그 시간대 설정이 정확하지 않는다면, 국정원이 홍 전 차장의 동선과 관련해 발표한 시각 역시 부정확하게 된다. 반면, 홍 전 차장은 휴대폰에 찍힌 통화시간을 공개한 것인 만큼, 그가 언급한 시간대의 정확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는 어렵다.
CCTV 시간대 오류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애초부터 시간대가 잘못 설정돼 있을 수 있는 점 ▲날짜와 시간이 수동으로 설정돼 있고 정기적으로 업데이트 되지 않을 수 있는 점 ▲일부 CCTV 시스템은 인터넷 동기화 기능이 없는 점 ▲시스템 시계를 유지하는 배터리가 방전되면 시간이 부정확해질 수 있는 점 등을 지적했다.
20일 국민의힘 "홍장원 거짓말" 주장의 문제점
20일 나온 뉴스가 있다.
비상계엄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CCTV 영상 일부를 공개하면서 홍 전 차장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홍 전 차장은 여인형 전 사령관과 22시 46분에 집무실에서 통화했다고 진술했는데, 영상을 보면 22시 43분 본청을 나서는 것이 보인다. (홍 전 차장은) 22시 58분에도 공관 공터에서 한 48초 통화했다고 했는데, 이미 22시 56분에 공관을 빠져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국힘 의원들은 홍 전 차장이 공관 안팎에서 한 행동(윤 대통령과 통화,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1차례 통화)을 확인했는지 안 했는지는 모르지만 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를 확인하지 않은 것은 진실 규명에 대한 의지가 부족함을 드러낸 것이어서 문제다. 확인하고도 이를 언급하지 않았다면 진실을 감추기 위한 의도로 볼 수 있어 더 큰 문제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이날 주장은 오히려 홍 전 차장이 13분가량 시간을 들여 국정원장 공관을 다녀왔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진실로 CCTV 관련 진실을 규명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홍 전 차장이 국정원장 공관 안팎에서 2차례 전화 통화를 한 모습이 찍혔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다시 강조하건대, 이를 위해서는 공관 CCTV를 공개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공개하지 않고 "홍장원 주장은 거짓말"이라고 여론전을 펼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특히, CCTV에 찍힌 시간대와 홍 전 차장의 휴대폰의 시간대가 다른 것은, 국정원 CCTV의 시간대 설정에 오류가 있는지를 먼저 점검해야 할 사유가 된다.
홍 전 차장의 주장을 뒤엎기 위해 CCTV의 시간대를 일부러 조작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철저한 규명이 필요하다.
홍 전 차장이 공격 당하는 부분에 대한 포스팅은 이번이 세번째다.
'홍 전 차장의 메모가 4종이고, ABCD 버전이 있다'는 주장의 허구성은 앞선 포스팅에서 지적한 바 있다.
참고하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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