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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시기] 예수님의 수난 이야기 : 복음서 비교 분석

J.J.(제이제이) 2025. 3. 27.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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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시기 동안 예수님의 순난 이야기를 복음서에서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각 복음서의 관점과 차이를 비교하여 신앙적 의미를 되새깁니다.

📖 주요 내용  
- 마태복음, 마르코복음, 누가복음, 요한복음의 순난 이야기 차이점  
- 각 복음서의 신학적 관점  
- 예수님의 순난을 통해 전해지는 교훈  
...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은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입니다. 이 중요한 사건은 네 복음서 모두에 기록되어 있지만, 각 복음서마다 조금씩 다른 관점과 세부사항을 제공합니다. 이 글에서는 공관복음(마태, 마르코, 루카복음)과 요한복음의 수난 이야기를 비교 분석해 보겠습니다.

최후의 만찬

공관복음서들은 최후의 만찬을 유월절 식사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마태 26,26-28:
"그들이 음식을 먹고 있을 때에 예수님께서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다. '받아 먹어라. 이는 내 몸이다.' 또 잔을 들어 감사를 드리신 다음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다. '모두 이 잔을 마셔라. 이는 죄를 용서해 주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내 계약의 피다.'"
마르코와 루카도 비슷한 내용을 전하고 있습니다.
 
반면 요한복음은 최후의 만찬 대신 발 씻김 사건을 상세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요한 13,4-5:
"예수님께서는 식탁에서 일어나시어 겉옷을 벗으시고 수건을 들어 허리에 두르셨다. 그리고 대야에 물을 부어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고, 허리에 두르신 수건으로 닦기 시작하셨다."
이는 요한복음이 예수님의 섬김과 겸손을 강조하고자 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겟세마니 동산에서의 기도

공관복음은 겟세마니 동산에서의 예수님의 고뇌와 기도를 자세히 묘사합니다.
마태 26,39:
"조금 더 나아가 얼굴을 땅에 대고 기도하셨다. '아버지, 하실 수만 있다면 이 잔이 저를 비켜 가게 해 주십시오. 그러나 제가 원하는 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십시오.'"
마르코와 루카도 비슷한 내용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요한복음은 이 장면을 생략하고 있습니다. 대신 요한복음은 17장 전체를 예수님의 대제사장적 기도로 할애하고 있습니다. 이는 요한복음이 예수님의 신성과 영광을 더 강조하고자 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예수님의 체포

공관복음에서는 유다가 입맞춤으로 예수님을 식별합니다.
마태 26,48-49:
"그분을 넘길 자가 그들에게 신호를 정해 주며 말하였다. '내가 입 맞추는 이가 바로 그 사람이다. 그를 붙잡아라.' 그는 곧바로 예수님께 다가가 '라삐, 안녕하십니까?' 하고 말하면서 그분께 입을 맞추었다."
 
반면 요한복음에서는 예수님이 스스로 나서서 자신의 정체를 밝힙니다.
요한 18,4-5:
"예수님께서는 당신께 닥쳐올 모든 일을 아시고 앞으로 나서시며 그들에게, '누구를 찾느냐?' 하고 물으셨다. 그들이 '나자렛 사람 예수를'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나다.' 하고 말씀하셨다."
이러한 차이는 요한복음이 예수님의 주도성과 신성을 더 강조하고자 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베드로의 부인

모든 복음서가 베드로가 예수님을 세 번 부인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부적인 내용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마태복음과 마르코복음에서는 베드로가 세 번째 부인한 직후 닭이 운 것으로 나옵니다.
마태 26,74-75:
"그때에 베드로는 저주하며 맹세하기 시작하였다.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오.' 그러자 곧 닭이 울었다. 베드로는 '닭이 울기 전에 너는 나를 세 번 부인할 것이다.' 하신 예수님의 말씀이 생각나서, 밖으로 나가 슬피 울었다."
 
루카복음에서는 베드로가 세 번째 부인할 때 예수님과 눈이 마주친 것으로 나옵니다.
루카 22,60-62:
"베드로가 '이 사람아, 나는 당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소.' 하고 말하는데, 그가 아직도 말을 하고 있을 때에 곧 닭이 울었다. 그때에 주님께서 몸을 돌이키시어 베드로를 바라보셨다. 베드로는 '닭이 울기 전에 너는 나를 세 번 부인할 것이다.' 하신 주님의 말씀이 생각나서, 밖으로 나가 슬피 울었다."
 
요한복음에서는 베드로의 부인 장면이 더 간략하게 묘사됩니다.
요한 18,27:
"베드로가 다시 부인하였다. 그때에 닭이 울었다."

빌라도의 심문

모든 복음서가 빌라도의 심문 장면을 포함하고 있지만, 요한복음이 가장 상세한 대화를 전하고 있습니다.
요한 18,33-38:
"빌라도가 다시 총독 관저로 들어가 예수님을 불러 '당신이 유다인들의 임금이오?'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그것은 네 생각으로 하는 말이냐?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나에 관하여 너에게 말해 준 것이냐?' 빌라도가 '나야 유다인이 아니잖소? 당신의 동족과 수석 사제들이 당신을 나에게 넘겼소. 당신은 무슨 일을 저질렀소?'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 내 나라가 이 세상에 속한다면, 내 신하들이 싸워 내가 유다인들에게 넘어가지 않게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내 나라는 여기에 속하지 않는다.' 빌라도가 '아, 그러면 당신이 임금이라는 말 아니오?'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네가 말하는 대로 나는 임금이다. 나는 진리를 증언하려고 태어났으며, 진리를 증언하려고 세상에 왔다. 진리에 속한 사람은 누구나 내 목소리를 듣는다.' 빌라도가 '진리가 무엇이냐?' 하고 그분께 말하였다."
이 대화는 요한복음이 예수님의 왕권과 진리에 대해 특별히 강조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십자가 처형

십자가 처형 장면에서도 복음서들 간에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공관복음에서는 예수님께서 "엘리 엘리 레마 사박타니?"(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라고 외치십니다.
마태 27,46:
"오후 세 시쯤에 예수님께서 큰 소리로 부르짖으셨다. '엘리 엘리 레마 사박타니?' 이는 '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라는 뜻이다."
 
반면 요한복음에서는 예수님의 마지막 말씀이 "다 이루어졌다."입니다.
요한 19,30:
"예수님께서는 신 포도주를 받아 마시시고 나서, '다 이루어졌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고개를 숙이시며 숨을 거두셨다."
이는 요한복음이 예수님의 죽음을 승리와 완성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예수님 옆구리에서 흘러나온 피와 물

요한복음에만 나오는 독특한 장면이 있습니다.
요한 19,34:
"그러나 군사 하나가 창으로 그분의 옆구리를 찔렀다. 그러자 곧 피와 물이 흘러나왔다."
이 장면은 요한복음의 신학적 의도를 잘 보여줍니다. 피와 물은 각각 성체성사와 세례성사를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되며, 이는 교회의 탄생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부활 이후의 나타나심

부활 이후 예수님의 나타나심에 대해서도 복음서들 간에 차이가 있습니다.
마태복음은 갈릴래아에서의 나타나심을 강조합니다.
마태 28,16-17:
"열한 제자는 갈릴래아로 떠나 예수님께서 분부하신 산으로 갔다. 그들은 예수님을 뵙고 엎드려 경배하였다. 그러나 더러는 의심하였다."
 
루카복음은 엠마오로 가는 길에서의 나타나심을 상세히 묘사합니다.
루카 24,13-15:
"바로 그날 제자들 가운데 두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예순 스타디온 떨어진 엠마오라는 마을로 가고 있었다. 그들은 그동안 일어난 모든 일에 관하여 서로 이야기하였다. 그렇게 이야기하며 토론하는데, 바로 예수님께서 가까이 가시어 그들과 함께 걸으셨다."
 
요한복음은 도마의 의심과 확신의 과정을 자세히 전합니다.
요한 20,24-29:
"열두 제자 가운데 하나로서 '쌍둥이'라고 불리는 토마스는 예수님께서 오셨을 때에 그들과 함께 있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제자들이 그에게 '우리는 주님을 뵈었소.' 하고 말하였다. 그러나 토마스는 그들에게, '나는 그분의 손에 있는 못 자국을 직접 보고 그 못 자국에 내 손가락을 넣어 보고 또 그분 옆구리에 내 손을 넣어 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 하고 말하였다. 여드레 뒤에 제자들이 다시 집 안에 모여 있었는데 토마스도 그들과 함께 있었다. 문이 다 잠겨 있었는데도 예수님께서 오시어 가운데에 서시며,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고 나서 토마스에게 이르셨다. '네 손가락을 여기 대 보고 내 손을 보아라. 네 손을 뻗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아라. 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 토마스가 예수님께 대답하였다.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그러자 예수님께서 토마스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결론

이와 같이 네 복음서는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 이야기를 각기 다른 관점에서 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점들은 각 복음서 저자의 신학적 강조점과 대상 독자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1. 마태복음: 유대인 독자들을 위해 쓰여졌으며, 예수님이 구약의 예언을 성취하신 메시아임을 강조합니다.
  2. 마르코복음: 로마의 이방인 독자들을 위해 쓰여졌으며, 예수님의 행동과 사건을 간결하게 전달합니다.
  3. 루카복음: 그리스 문화권의 독자들을 위해 쓰여졌으며, 예수님의 인간성과 보편적 구원을 강조합니다.
  4. 요한복음: 예수님의 신성과 영광을 특별히 강조하며, 예수님의 말씀과 그 의미를 깊이 있게 전달합니다.

이러한 다양한 관점은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의 의미를 더욱 풍성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줍니다. 각 복음서의 특징을 종합해 보면:

  • 예수님의 수난은 단순한 비극이 아니라 하느님의 구원 계획의 일부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 예수님은 수난 과정에서도 상황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셨습니다.
  • 십자가의 죽음은 실패가 아니라 구원 사업의 완성이었습니다.
  • 부활은 예수님의 신성을 최종적으로 확증하는 사건이었습니다.

이처럼 네 복음서의 수난 이야기를 비교 분석함으로써,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의 의미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아는 것을 넘어, 우리의 신앙생활에 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 겟세마니 동산에서의 예수님의 기도는 우리가 어려움 속에서도 하느님의 뜻을 따르도록 가르칩니다.
  • 베드로의 부인과 회개는 우리에게 실패 후에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희망을 줍니다.
  • 십자가 위에서의 예수님의 용서는 우리도 원수를 사랑하고 용서해야 함을 보여줍니다.
  • 부활은 우리에게도 새 생명의 희망을 줍니다.

따라서 사순 시기와 성주간 동안 이 수난 이야기들을 깊이 묵상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영적 체험이 될 수 있습니다. 각 복음서의 특징을 이해하고 비교하면서 읽으면,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의 의미를 더욱 풍성하게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복음서 간의 차이는 초기 교회가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 사건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겼는지를 보여줍니다. 각 공동체는 자신들의 상황과 필요에 맞게 이 핵심적인 사건을 해석하고 전달했습니다. 이는 오늘날 우리에게도 같은 믿음 안에서 다양한 표현과 해석이 가능함을 시사합니다. 우리도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고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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