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2년 여름 어느 날이었다. 대학 3학년 1학기가 끝난 직후였다.TV에선 간밤에 장대비가 쏟아져 수해가 발생했다는 뉴스가 흘러나왔다.나는 그날 전남 순천시의 천년고찰 송광사 인근의 한 민박에서 아침을 맞았다.아침 식사를 마치자마자 찾아간 곳은 송광사에서 1.5km 가량 떨어진 불일암. 법정스님이 홀로 생활하신다는 그 암자다.잡지 '샘터'에 연재된 법정스님의 글에 매료되어 언젠가 한번쯤 뵙고 싶었던 마음이 간절했었다. 그래서 여름방학을 이용해 용기를 내어 1박2일 일정으로 불일암을 찾아간 것이다.나중에 알았지만, 스님은 자신의 글을 '샘터'에 1975년 9월호부터 2008년 7월호까지 총 394회 연재했다. 이는 한국 월간 잡지 역사상 최장기 연재 기록이라고 한다.질퍽거리는 산길을 오를 때는 다행히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