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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한국사 #39 :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노래 속 오류들

J.J.(제이제이) 2025. 5. 2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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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한국사 #39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노래 속 오류들


1. 국민동요가 된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1991년 발표된 동요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은 박문영 작사·작곡, 최영준과 노사사(노래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노래로, 1990년대 이후 초등학교, 유치원, 각종 캠프와 방송에서 널리 불리며 ‘국민동요’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 노래는 단군부터 현대까지 한국사의 주요 인물 100명을 연대순으로 나열하며, 어린이들에게 역사의식과 자긍심을 심어주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 노래의 가사에는 역사적 오류, 과장,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이제 ‘노래 속 오류들’을 하나씩 살펴보며, 왜 이런 착오가 생겼는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역사를 바라봐야 하는지 생각해봅니다.


2. ‘위인’의 기준과 실제 역사

노래 제목은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이지만, 실제로 가사에 등장하는 인물 중에는 위인이라 부르기 어려운 인물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이완용입니다.
노래 가사에는 “이완용은 매국”이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이는 위인이라기보다는 ‘반면교사’로 등장한 것입니다.
이처럼 ‘위인’이라는 단어와 실제 인물의 평가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있으며, 일부 인물은 실존 인물조차 아닙니다.


3. 실존 논란과 가공의 인물

노래에는 실제 역사에 존재하지 않거나, 실존 여부가 논란인 인물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 이수일과 심순애: 이들은 실제 인물이 아니라, 신파극 <불효자는 웁니다>에 등장하는 가공의 인물입니다.
  • 홍길동, 임꺽정: 실존 인물로 보는 견해도 있지만, 문학적 상상력이 더해진 인물로 평가받습니다.

이처럼 ‘위인’의 범주에 가공의 인물이나 문학적 영웅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4. 역사적 사실과 다른 내용들

1) 단군의 실존 문제

 

노래의 첫머리는 “단군 할아버지가 터 잡으시고”로 시작합니다.
단군은 우리 민족의 시조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역사학계에서는 신화적 존재로 보는 견해가 많습니다.
고조선 건국 연도(기원전 2333년)도 역사적 사실로 보기 어렵습니다.

2) 김유신의 ‘말 목 자르기’

가사에는 “말 목 자른 김유신”이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이는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전하는 일화로, 김유신이 자신의 말을 죽여 결의를 다졌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이는 후대에 덧붙여진 전설적 요소로, 실제 역사적 사실로 보기 어렵습니다.

3) 백결선생의 ‘떡 방아’

“백결 선생 떡 방아”라는 구절도 있습니다.
백결선생은 신라의 가야금 명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떡 방아를 찧어 가난한 이웃을 도왔다는 이야기는 설화에 가깝습니다.

4) 삼천 궁녀와 의자왕

“삼천 궁녀 의자왕”이라는 대목도 논란입니다.
백제 멸망 당시 의자왕이 3,000명의 궁녀와 함께 낙화암에서 투신했다는 전설은 실제 역사적 근거가 없습니다.
삼국사기에는 ‘궁녀 3,000명’이라는 기록이 없으며, 후대의 설화가 덧붙여진 것입니다.

5) 관창의 황산벌 전사

“황산벌의 계백 맞서 싸운 관창” 역시, 관창이 계백과 싸웠다는 기록은 없고, 계백은 백제 장군, 관창은 신라 화랑으로 서로 적군이었습니다.
관창이 황산벌에서 전사한 것은 맞지만, 계백과의 일대일 대결은 기록에 없습니다.

6) 원효의 해골물

“원효대사 해골물” 역시 유명한 일화지만, 실제로 역사적 사실로 확인된 바 없습니다.
원효가 해골에 담긴 물을 마시고 깨달음을 얻었다는 이야기는 후대의 불교 설화입니다.

7) 혜초의 ‘천축국’

“혜초 천축국” 구절에서, 혜초가 인도(천축국)까지 여행한 것은 사실이지만, ‘바다의 왕자 장보고’와 함께 묶여 있어 시대적 차이가 무시되고 있습니다.

8) 장보고와 대조영의 시대 착오

“발해 대조영, 귀주대첩 강감찬” 등 인물들이 나열되는 순서와 시대가 혼동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보고(통일신라)와 대조영(발해)은 시대가 다르며, 강감찬(고려)은 훨씬 뒤의 인물입니다.

9) 태정태세문단세

“태정태세문단세”로 조선 전기 왕의 이름을 외우게 하는 부분은 교육적으로 유익하지만, 실제로는 ‘단종’ 이후 ‘세조’가 아니라 ‘예종’, ‘성종’ 등도 포함되어야 합니다.

10) 사육신·생육신

사육신과 생육신은 실제로 6명, 6명씩이 아니라, 사육신은 6명, 생육신은 7명으로 보는 견해가 많습니다.



5. 여성 인물의 소외와 선정 기준의 한계

노래에 등장하는 100명의 인물 중 여성은 신사임당, 허난설헌, 논개, 황진이, 유관순 등 극히 일부입니다.
이는 역사적으로 여성의 업적이 저평가되었거나, 선정 기준이 남성 위주로 짜여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근현대 인물의 비중이 적고, 20세기 이후 인물은 거의 포함되지 않습니다.


6. 집단·단체와 실존 인물의 혼재

노래에는 실제 인물 외에도

  • 사육신, 생육신, 삼학사, 죽림칠현 등 집단
  • 이수일과 심순애 등 가공의 인물
    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이는 어린이들이 역사를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데 혼란을 줄 수 있습니다.

7. 노래의 긍정적 영향과 한계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은

  • 어린이들에게 한국사의 흐름과 인물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
  • 자긍심과 역사적 상상력을 심어줌
  • 암기식 교육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

하지만

  • 정확한 역사적 사실과 평가가 왜곡될 수 있음
  • 인물 선정 기준이 모호하고, 시대와 업적의 비중이 불균형
  • 여성, 근현대 인물, 사회적 약자 등 다양한 인물군의 소외

등의 한계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8. 결론: 역사는 노래보다 깊고 넓다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은 우리에게 역사의 흥미와 자긍심을 심어준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
하지만 이 노래가 전하는 역사적 사실과 인물 평가에는 오류와 논란, 그리고 시대적 한계가 함께 들어 있습니다.
우리는 이 노래를 통해 역사를 흥미롭게 접하되,

  • 실제 역사적 사실과 해석
  • 인물의 평가와 시대적 맥락
  • 다양한 관점과 비판적 시각
    을 함께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노래는 노래일 뿐, 역사는 더 깊고 넓은 세계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참고 및 인용 문헌

  • 위키백과,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 국제신문,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가사에 이완용이 들어간 이유」
  • 네이버 블로그,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노래말 해설」
  • 다락원,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 벅스뮤직,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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