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이루어졌다: 주님의 수난과 우리의 구원
| 이사야 52,13-53,12 · 히브리서 4,14-5,9 · 요한 18,1-19,42
“다 이루어졌다.”
오늘은 그 한 마디가 우주를 뒤흔든 날,
십자가 위에서 하느님의 사랑이 완성된 날입니다.
📖 제1독서: 이사야서 52,13―53,12
“그가 으스러진 것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다.”
이사야의 ‘주님의 종’ 넷째 노래는
예수님의 고난을 예언한 구약의 절정입니다.
- 그는 사람 같지 않게 망가진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버림받고 조롱당합니다. - 그러나 그 고통은 자신이 아닌 우리의 죄 때문입니다.
“그가 찔린 것은 우리의 악행 때문이고,
그가 으스러진 것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다.”
그는 도살장에 끌려가는 어린양처럼
순순히 침묵하며 희생당합니다.
그리고 그 상처와 죽음을 통해,
우리는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고
의롭게 되는 은총을 받게 됩니다.
📖 제2독서: 히브리서 4,14-16; 5,7-9
“예수님께서는 순종을 배우셨고 구원의 근원이 되셨습니다.”
히브리서는 예수님을 우리의 대사제로 소개합니다.
그분은 하느님의 아들이면서도,
우리가 겪는 연약함과 고통을 그대로 겪으신 분입니다.
“죄는 없으셨지만, 유혹을 받으셨고,
큰 소리로 부르짖고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셨다.”
그분은 고난 속에서 순종을 배우셨고,
그 순종을 통해 완전한 구원의 문을 여셨습니다.
우리는 그분 안에서 자비와 은총의 어좌로 나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 복음: 요한복음 18,1―19,42
“그분께서 숨을 거두셨다.”
요한 복음은 예수님의 체포부터 십자가 위에서의 죽음과 장례까지
수난 전 과정을 생생하고도 침착하게 전합니다.
- 예수님은 스스로 “나다” 하시며
죽음을 피하지 않으십니다. - 베드로의 부인, 빌라도의 재판,
민중의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외침,
그리고 십자가 위에서의 마지막 말…
“다 이루어졌다.”
그 말씀은 단지 생명의 끝이 아니라
구원의 완성,
약속된 사랑의 성취,
인류를 향한 하느님의 최종 선언입니다.
🔗 세 말씀의 연결고리
이사야서 히브리서 요한복음
고통받는 주님의 종, 죄인을 위한 희생 | 고난 속에서 순종한 아들, 구원의 사제 | 스스로 죽음을 받아들이신 예수님 |
“그가 으스러진 것은 우리의 죄악 때문” | “순종을 배우시고 구원의 근원이 되셨다” | “다 이루어졌다” |
희생의 길을 통해 하느님의 뜻 실현 | 예수님을 통해 은총의 어좌에 나아감 | 십자가에서 말씀과 예언이 완성됨 |
이 세 말씀은 예수님의 수난이 단순한 비극이 아니라,
하느님의 구원계획의 중심임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 묵상 | 나는 오늘, 십자가 아래 어디에 서 있는가?
- 나는 베드로처럼 두려워하며 부인하는가?
- 나는 빌라도처럼 진리를 알면서도 외면하는가?
- 나는 군중처럼 소리치며 예수님을 밀어내는가?
혹은...
- 나는 마리아처럼, 요한처럼, 그 곁에 남아 서 있는가?
오늘 우리는 십자가 앞에 다시 서 있습니다.
무릎 꿇고, 침묵하고, 바라보며,
그 사랑을 다시 품어야 할 시간입니다.
🙏 기도
주님,
당신의 십자가에서
우리의 죄가 용서받았고,
당신의 고통으로
우리가 새롭게 살아났음을 믿습니다.
저희가 십자가를 외면하지 않고,
그 아래에 머무르게 하소서.
“다 이루어졌다” 하신
그 음성 앞에
저희의 무릎과 마음을 꿇게 하소서.
이 사랑을 기억하며 살아가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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